잘난 너여도 좋다. 못난 너여도 좋다. 네 곁에서 나 울리라. 온몸으로 나 울리라. 네가 소나무여도 좋다. 네가 아카시아여도 좋다. 네 곁에서 나 울리라. 온몸으로 나 울리라. 뉘 알까 뉘 알까. 내 욺은 이미 욺이 아니다. 울음도 맑아지면 노래가 되는 것을. 음치도 지성이면 명창 앞에 서는 것을. 득음의 비밀이어라. 득음의 은총 있어라. 내 남은 생애가 단 일주일이다 쳐도 네 곁에서 나 노래하리라. 온몸으로 나 노래하리라. 십년 이상을 유충으로 살아온 땅 속 어둠의 세월. 그것이 신음인들 어떠리. 과거가 상처인들 어떠리. 날개로 거듭난 지금의 삶은 내 몫의 공생애. 나 노래하리라. 나 노래하리라. 세월도 가고 구름도 가고 인생도 가듯, 이 한철 지나면 내 모습이야 쉽게 잊히겠지만, 내 노래만은 제발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