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내 세월은
역마처럼 갔어도,
해진 내 세월은
나그네처럼 갔어도,
산하는 고향처럼
거기 그대로 있었다.
드높은 하늘은 주인처럼
거기 그대로 있었다.
내가 사람이 되어
돌아오기를
한사코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사랑이 되어
돌아오기를
한사코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이 되는 일도
사랑이 되는 일도,
아직은 살아 있기에
누릴 수 있는 화두이자
행복이라면서.
무덤이 되어
무덤을 기다리는 것은
불행인 것처럼,
내일이면
너무 늦을 수 있다면서.
저녁하늘이라고
다 빈하늘은 아니었다.
거기도 구름은 있었다.
저녁놀에 붉게 타는 구름.
아아, 그것은 사람이었다.
아아, 그것은 사랑이었다.
최후의 사랑.
골고다의 사랑.
그래서 보기에 아름다웠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저녁놀에 붉게 타는
한 조각 구름이 될 수 있을까?
하늘은혜에 붉게 물든
한 조각 구름이 될 수 있을까?
아무쪼록,
보기에 아름답게 하소서.
보시기에 아름답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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