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편지

가을나무들의 '아름다운 열매'

이형선 2014. 10. 20. 10:10

 

 

가을 들녘에 서면

황금의 풍요가 온통

내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잘 영글수록

더욱 고개 숙이는 무리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무리들.

심호흡을 하면,

벼도 허수아비도 나도

좀도둑 참새마저도

다 친구가 됩니다.

다 자연이 됩니다.

 

가을 산야에 서면

각종의 열매가 온통

내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잘 익을수록

더욱 향기가 나는 무리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무리들.

심호흡을 하면,

사과도 밤도 나도  

좀도둑 까치마저도

다 친구가 됩니다.

다 자연이 됩니다.

 

자기 열매를

자기가 먹는 나무는 없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무들에게

'내 것'은 없습니다.  

남에게 다 주기 위해

열심히 열매를 맺는 나무들.

남에게 다 먹히기 위해

열심히 열매를 맺는 나무들.

그리고

아름다운 빈손이 되어,

되레 명년에 부활하는 나무들.

아아,

그래서 과연

가을나무들은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았습니다.

선으로

사랑으로,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았습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이러므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마태복음7:20)

 

우리는,

‘좋은 나무’들일까요?

‘못된 나무’들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