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에 서면
황금의 풍요가 온통
내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잘 영글수록
더욱 고개 숙이는 무리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무리들.
심호흡을 하면,
벼도 허수아비도 나도
좀도둑 참새마저도
다 친구가 됩니다.
다 자연이 됩니다.
가을 산야에 서면
각종의 열매가 온통
내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잘 익을수록
더욱 향기가 나는 무리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무리들.
심호흡을 하면,
사과도 밤도 나도
좀도둑 까치마저도
다 친구가 됩니다.
다 자연이 됩니다.
자기 열매를
자기가 먹는 나무는 없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무들에게
'내 것'은 없습니다.
남에게 다 주기 위해
열심히 열매를 맺는 나무들.
남에게 다 먹히기 위해
열심히 열매를 맺는 나무들.
그리고
아름다운 빈손이 되어,
되레 명년에 부활하는 나무들.
아아,
그래서 과연
가을나무들은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았습니다.
선으로
사랑으로,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았습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이러므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마태복음7:20)
우리는,
‘좋은 나무’들일까요?
‘못된 나무’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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