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편지

산(我)과의 대화

이형선 2017. 1. 23. 09:45



산이 좋다는 건

다 알지만,

산이 가까이 있어도

뻘건 잇속

훤히 내보이는

민둥산이면,

마음만 더

황폐해지더라.

관계만 더

삭막해지더라.

 


겨울엔

다 그런 거라고

시절을

탓하지 말거라.

세상을

핑계 삼지도 말거라.

뜻 있어

비운 것과

벌거숭이는 다르지.

 


제대로 된 산은

잡초조차

살리는 마음 있어,

가시떨기조차

품는 마음 있어,

겨울에도 황토를

내보이지 않는다.

거기 서있는

낙엽수가

벌거벗어도

나무됨을

잃지 않은 것처럼.

거기 서있는

상록수가

늘 푸르러도

산 안에 있음을

잃지 않은 것처럼.

 


산도 현실이고

땅도 흙도

다 현실이지만,

속세계의

비밀에 열리면

하늘도 현실이더라.

더 큰 현실이자

생명이더라.

큰 산이어도 좋으리.

작은 야산이어도 좋으리.

늘 하늘 아래 있는 산.

그래서

복이 있지 않더냐.

그래서

숲이 있지 않더냐.

새해엔 너도

부디,

산다운 산이 되거라.

보다,

온전한 산이 되거라.

 



   *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같이 한즉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아들이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심이라.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요? 세리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또 너희가 너희 형제에게만 문안하면

 남보다 더하는 것이 무엇이냐?

 이방인들도 이같이 아니하느냐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온전하심 같이 너희도 온전하라.-(마태복음5:4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