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래.
큰 강만 흐르는 것은 아니지.
깊은 강만 흐르는 것도 아니지.
정자나무 아래
나그네로 앉아 있는 나로썬,
이름도 알 수 없는
그냥 시골의 냇물이지만,
줄기찬 흐름이 있어
강물보다 되레 맑은 물이다.
바닥이 훤히 다 보이도록
청빈한 삶이 있어 흐르는가.
흐르는 삶이 있어 청빈한가.
하긴 그래.
나그네에겐 가진 게 많을수록
짐이 될 뿐이지.
도시의 얼굴보다
농촌의 얼굴을 닮을수록
자연(自然)은 자연이 되어 흐르고.
마음은 마음이 되어 흐르고.
허방이 있어 잠기는 곳에는
아이들이 미역도 감고
물장구도 친다.
그것이 흑백사진이 되면
개구쟁이들의 배꼽에서
이방의 나그네인
내 배꼽도 보인다.
자기(自己)도 탐욕도
아직은 없는
저 유년의 곳으로 흐르면
동심(童心)이 보이고.
저 낮은 곳으로
저 낮은 곳으로 흐르면
바다가 보이고.
몸마저 벗어버린
기체(氣體)가 되어
저 높은 곳으로
저 높은 곳으로 흐르면
하늘나라가 보이고.
흐르는 물은 그래서
가난해도 살 수 있다 하더라.
흐르는 물은 그래서
더러워도 살 수 있다 하더라.
영원히 살 수 있다 하더라.
-사람아, 정말 동심이 보이니?
-사람아, 정말 바다가 보이니?
-사람아, 정말 하늘나라가 보이니? (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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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백성이 두 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그들이 생수의 근원인 나(*하나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그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들이니라.-
(구약성경, 예레미야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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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우리의 정서보다 훨씬 폭넓고 훨씬 깊이가 있다.
마음은 희로애락, 탐욕, 두려움 등이 구분되기 이전부터 존재하고,
그런 구분을 초월하고 있다.
마음은 모든 것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되는 자리,
우리가 진실로 귀속 되는 자리,
우리가 거기에서 나왔고,
거기로 돌아가고자 끊임없이 열망하는 자리 그것이다.-
(헨리 나우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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