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같은 타향살이
내 흑백의 가난한 추억이 살고 있는
금촌 그 변방
그 시골마을의 앞동산엔,
하늘과 땅을 사다리처럼 잇고 있는
빈 교회당의 낡은 종탑이
옛날처럼 여전하게 거기 서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들리지는 않았다.
땡그렁- 땡그렁-
새벽을 깨우던 그 종소리는.
허우대처럼 종탑만 서있을 뿐
종은 이미 거기 없었기 때문이었다.
영혼의 모음(母音)이던 종소리가
이제는 소음이 되고
공해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종은 스스로 울리고 싶어도
더 이상 울릴 수가 없었다.
종은 스스로 울고 싶어도
더 이상 울 수가 없었다.
종의 잘못 때문일까.
종지기의 잘못 때문일까.
아니면 무상한 시절 때문일까.
버려진 듯 잊힌 듯
바람 맞은 풍경이 되어 있을 뿐.
가볍고 화려한 것이
잘 팔리는 세상에서,
부드럽고 달콤한 것이
잘 먹히는 세상에서,
새벽별을 보여주고 싶어서
참 살 길을 열어주고 싶어서
땡그렁- 땡그렁-,
너무 투박했던 네 사랑은
너무 진솔해서
너무 우직해서
무거운 것이었나 보다.
그래도 살아있는 여명(餘鳴)은 있어,
메아리처럼 내 귀엔
네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을.
네 말씀이 지금도 들리는 것을.
이미 인적이 끊긴
쓸쓸한 퇴색의 겨울 동산.
그래도 하늘은 여전히 파란 것을.
하늘은 여전히 열려있는 것을.
겨울이 와도
겨울이 꽁꽁 깊어가도
구름은 결코 얼지 않는 것을.
세상 끝 날까지 얼지 않는 것을.
구름을 타고 오는 추억의 종소리
들리는가? 들리는가?
구름을 타고 오실 인자(人子)의 종소리
들리는가? 들리는가? (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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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인자의 징조가 하늘에서 보이겠고
그 때에 땅의 모든 족속들이 통곡하며
그들이 인자가 구름을 타고
능력과 큰 영광으로 오는 것을 보리라.
그가 큰 나팔소리와 함께 천사들을 보내리니
그들이 그의 택하신 자들을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사방에서 모으리라.-
(마태복음24:30-31)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예수 그리스도: 누가복음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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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의 목적은
고칠 수 없는 것을 고치는 것이다.-
*어윈 루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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