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의 기성복처럼
거리에 걸린
가로수만 보고 살았느냐.
세상의 들러리처럼
노지에 널린
나무만 보고 살았느냐.
빌딩숲은 현장일 뿐
산소는 아니다.
구원도 안식도 아니다.
이제는 숲을 보아라.
어둠이 오기 전에
참 숲을 보아라.
사람의 생애는
숲보다 짧다.
숲길은 영성의 길.
마음으로 걷는 길.
거룩한 산이 보이느냐?
이백육십 밀리만을
고집하며 살아온,
네 발의 신을 벗어라.
그것도 도그마니라.
그것도 흙이니라.
네 마음의 신도 벗어라.
그리고 길을 물어라.
그리고 길을 걸어라.
크고 작은 초목들이
잘나고 못난 초목들이
제 몫의 자리에서,
하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한 마음으로 사는 곳.
그래서 이루어지는
공동선(善).
늘 푸른 나라여라.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세상에 온 목적’이
인자(人子)처럼
섬기는 삶이 되면,
잘나서 섬김도 삶이요
못나서 섬김도 삶이어라.
살아서 섬김도 삶이요
죽어서 섬김도 삶이어라.
한 줌의 거름이 되어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작은 자의 모습으로,
‘너를 섬기는 삶’에 열리면
더 이상 죽음은 없는 것을.
인자가 세상에 오면
거룩한 산(聖山)이 되는 것.
나무가 자기를 비우면
숲이 되는 것.
-여기 주인이 누구요?
물어도 나서는 자가 없다.
내로라 들레는 자가 없다.
메아리만 들려올 뿐.
제 몫의 자리에서
서로 섬기며
창세기의 영성을
원시림의 영성을
닮아갈 뿐.
뿌리가 깊어질수록
성자(聖子)를 닮아가고,
숲이 커질수록
보다 많은 생명을
살려갈 뿐.
사람아,
산소로 살아야 하는 사람아.
숲이 보이느냐?
거룩한 산이 보이느냐?
하늘나라가 여기 와있다.
늘 푸른 나라로 여기 와있다.
사람아,
산소로 살아야 하는 사람아.
너는 지금 어디쯤
걷고 있느냐?
이제는 숲을 보아라.
어둠이 오기 전에
참 숲을 보아라.
사람의 생애는
숲보다 짧다.
(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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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자(人子)의 날이 오면)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먹을 것이며,
사자가 소처럼 짚을 먹을 것이며,
뱀이 흙을 양식으로 삼을 것이니,
나의 성산(聖山)에서는
해함도 없겠고 상함도 없으리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니라 -
*구약성경, 이사야6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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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이 높다고 해서
귀한 것이 아니다.
숲이 있기 때문에
귀한 것이다.-
*존 러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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