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의 보름달이
서울의 보름달보다
더 가깝고
더 정겨운 것은
흑백의 추억 때문일까.
순박한 하늘 때문일까.
사람이 맑으면
밤하늘도 맑은 것이려니.
인연이 짙으면
밤하늘도 짙은 것이려니.
밤하늘을 밤하늘로
조용히 우러러볼 수 있는
홀로의 공간에
휘영청,
먼저 와서 떠있는
둥근 얼굴.
교차하는
고인의 얼굴들.
켜켜이 그리운 얼굴들.
-안식하소서.
고이 안식하소서.
하늘나라는 왜 그리 먼지요.
하늘나라는 왜 그리 가까운지요.
은하수는 멀어도
한가위, 오늘 여기
보름달이 있어
추모(追慕)는 외롭지 않습니다.
친구는 선택할 수 있어도
부모는 선택할 수 없는 것.
혈육은 선택할 수 없는 것.
선택할 수 없는 인연은
상처마저도 그리움이 됩니다.
세상의 아픔 다 잊고
안식하소서.
밤하늘의 달도 지으시고
모든 인생도 지으신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 안에서,
평안히 안식하소서.
(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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