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편지

'주의 잔치의 맛'은

이형선 2014. 1. 20. 11:43

 

조용히 눈을 감을수록

더 선명하게 보이고,

무릎을 꿇을수록

더 뚜렷하게 들리고,

자기를 비울수록

더 풍성하게 채워지고,

온전히 맡길수록

온전히 가벼워지는

주(主)의 잔치.

역설의 잔치.

참 맛은 영원한 것.

참 생명은 영원한 것.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아,

은혜가 열려 있다.

구원이 열려 있다.

와서 보라.

와서 맛을 보라.

 

 

부자의 잔치에 가면

‘개들’처럼 초라해지는 ‘나사로’가,

주의 잔치에 가면

귀빈 ‘아브라함의 품에 안기는’

인격이 되더이다.

권세의 잔치에 가면

들러리인 ‘행인과 나그네’가,

주의 잔치에 가면

천하보다 더 소중한

하나님의 자녀가 되더이다.

법정의 잔치에 가면

응당 죽어야할 죄인이,

주의 잔치에 가면

응당 살아야할 의인이 되더이다.

병원의 잔치에 가면

죄다 병이요 죄다 약한 것이,

주의 잔치에 가면

죄다 치유요 죄다 회복이 되더이다.

 

 

떡맛이 대수던가.

젖과 꿀맛이 대수던가.

산해진미의 맛이 대수던가.

두 끼 가는 맛 없던 것을.

사흘 가는 생명 없던 것을.

물맛과 포도주맛을

분별할 수 있을 즈음,

세상의 맛과 하늘의 맛을

분별할 수 있을 즈음,

영성(靈性)의 비밀은 더욱 커지고.

 

 

약하고 못났기에

오히려 초대 받은,

영문 밖의 아웃사이더들.

그 은혜가 은혜 되도록

이르지 못해 늘 부끄러운

믿음만큼 맡김만큼,

그래도 내실에서 대접받는

주의 잔치의 맛은,

세상을 이기는

아하, 영원한 평안이요 기쁨이여라.

금세와 내세가

하나로 열리는

아하, 영원한 소망이요 안식이여라.

세상에서 살아도 살고

세상에서 죽어도 사는,

아하, 영원한 사랑이요 생명이여라.

 

 

어서 와서 보라.

어서 와서 맛을 보라.

기묘(奇妙)의 맛을 보라.

비밀(秘密)의 맛을 보라.

하나님의 나라가 여기 와있다.

 

 

      * * *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전에 청하였던 그 사람들은 하나도

 내 잔치를 맛보지 못하리라 하였다 하시니라.-

                                            (누가복음14:24)

 

 

 

                                                               (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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