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편지

'심령의 가난'과 '물질적 필요' 사이

이형선 2014. 9. 29. 09:29

 

 

‘심령(心靈)의 가난’ 곧 ‘속사람의 가난’은,

가난하면 가난할수록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더욱 진실해지고 더욱 겸손해진다는 의미이기에.

어린아이의 욕심 없는 삶이 그런 것처럼

과연 “천국이 그들의 것”입니다.

 

꽃이나 나비, 인형이나 장난감 같은

지극히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기뻐할 수 있고,

인생 범사를 주관하시는 ‘내 아버지(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믿음과 맡김과 세상을 이기는 평안이 거기 있어,

그것을 소유한 자는 진실로

행복의 원천(源泉) 그 자체가 그의 것이 됩니다.

목마른 인생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거리에서 ‘세상의 행복’이라는 ‘물 한 병’ 사서

마시는 자보다는, ‘행복의 샘’ 그 자체를

심령에 소유한 자가 과연 ‘참 복’이 있는 자입니다.

 

그러나 어린아이가 사춘기가 되어 돈이나 이성 등

세상을 알아갈수록 ‘동심(童心)의 행복’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인간 우리는 재물이나 정욕이나 ‘내 주먹’ 등 세상의

재미가 커질수록 ‘천국(天國)의 행복’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사람의 심령은 결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으니까요.

‘두 주인’을 섬길 수 있다면,

그것은 변질된 ‘거짓 복음’이자 ‘거짓 말씀’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태복음5:3)

 

그럼 상대적인,

‘물질적 가난’ 내지 ‘경제적 가난’ 역시

그 자체가 참 행복의 원천이자 미덕일까요?

물론 그것은 전혀 아닙니다.

물질적 내지 경제적으로 너무 가난하면,

자립할 수가 없습니다.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매인 종(奴婢)이나

세상에 매인 종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소신껏 이웃을 사랑하는

‘바른 일, 선한 일’도 할 수 없습니다.

남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일해서

자립해야 할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자립할 수 없는 성인(成人)의 삶은 불행이니까요.

성경은 우리에게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

(데살로니가후서3:10)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느 분야에서든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며’,

건실하게 열심히 일하면 하나님이 ‘필요한 물질’을

또한 주신다고 분명하게 약속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시는’,

살아계신 우리의 ‘하늘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6:31-33)

 

나아가,

지식이나 학문 역시 그렇습니다.

응당 배워야 할 지식이나 학문을 배우지 못하고

그것에 너무 ‘가난하면’ 역시 자립할 수가 없습니다.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매인 종이나

세상에 매인 종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소신껏 이웃을 살리는

‘바른 일, 선한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불우한 환경조차도 이기고

열심히 공부해야 할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우리가 ‘믿는 것과 아는 것’을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할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에베소서4:13)

 

한편,

구약시대의 현자이자 신앙위인인

‘아굴’은 이런 잠언을 남겼습니다.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잠언30:7-9)

 

저기서 세상의 허영이나 허세 같은

“헛된 것(falsehood)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고”라는,

전자의 말씀은 ‘심령의 가난’을 위한 간구가 됩니다.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라는,

후자의 말씀은 ‘필요한 물질’을 위한 간구가 됩니다.

나아가 저는 연이어 이렇게,

‘두 가지 일을 주께’ 더 구하고 싶습니다.

 

-오직 필요한 지식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너무 유식해서 자유주의적 역사비평이나

 다원주의나 무신론 운운하며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나 그리스도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너무 무식하여 맹신이나 미혹에 빠져

 내 하나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오직 필요한 건강으로 내게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너무 건강해서 정욕의 종이 되어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나 그리스도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너무 병약하여 남에게 짐이 되어

 내 하나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