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 있다.
새벽은 절로 오지 않는다.
그러나 아서라.
긴 밤과 다투다가
오는 새벽은,
불면의 무게처럼
너무 고달프다.
밤이 무섭다고
두려워하지 마.
세상이 어둡다고
낙심하지도 마.
밤이 있기에
작은 불도
꽃이 될 수 있고,
어둠이 있기에
작은 불도
빛이 될 수 있는 것을.
나를 태워서 너에게
꽃이 될 수 있다면,
나를 태워서 너에게
빛이 될 수 있다면,
내 한 몸 춤추듯 태우리라.
내가 울어서 너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면,
내가 울어서 너에게
구원이 될 수 있다면,
내 온 몸으로 뜨겁게 울리라.
너에게 더 줄 게 없어
내가 그만 꺼져갈 무렵,
아무쪼록 이렇게 말해다오.
너에게 새벽이 왔다고.
그럼 내 짧은 생애조차도
사랑으로 남을 수 있을 테니까.
'영성 편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로 된 포도주'를 위하여 (0) | 2015.06.01 |
---|---|
'영광을 얻을 때'의 자세 (0) | 2015.05.25 |
가시, 그 '순수한 모순'의 영성(靈性) (0) | 2015.05.11 |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0) | 2015.05.04 |
'좋은 밭' 앞에서 (0) | 2015.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