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편지

'영성(靈性)의 숲'에서

이형선 2017. 7. 17. 09:05



사람아,

숲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니.

귀론 들을 수 없더라.

돈 주고 들을 수도 없더라.

네 목청을 낮추렴.

그것들 다 비워야 들리지.

숲 소리는 오직

마음에 들리는 거니까.

숲 향기를

맡아본 적은 있니.

코론 맡을 수 없더라.

머리로 맡을 수도 없더라.

네 발의 신조차 벗으렴.

그것들 다 비워야 전해지지.

숲 항기는 오직

가슴에 풍기는 거니까.

 


사람아,

한 그루는 나무지만

두 그루는 숲이란다.

너와 내가

숲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 거야.

꽃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거야.

꽃은 꿀을 모아

벌을 부르지만,

숲은 청록을 모아

벗을 부르니까.

꽃은 그 향기로

나비를 부르지만,

숲은 그 안식으로

실존을 부르니까.

 


사람아,

고개 들어

저 하늘을 봐.

실존이 와 있잖아.

공중 나는

저 뭇 새들이

벌써부터 나란히

선회하고 있잖아.

하늘나라

저 뭇 새들이

벌써부터 입 모아

찬양하고 있잖아.

사람아, 우리도

저 새들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순 없을까.

단순하게

노래할 순 없을까.

일용할 양식으로

자족하기에

늘 자유로운 삶.

가볍도록

단순하기에

늘 찬양하는 삶.

 


사람아,

너와 내가

숲이 될 수 있다면,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궂은 날은

궂은 날대로,

우리도

찬양할 수 있을 거야.

너와 내가

숲이 될 수 있다면,

기쁜 날은

기쁜 날대로,

슬픈 날은

슬픈 날대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 거야.

우리 가운데

바람처럼 임하는  

신비의 현존 있어,

태곳적 산소 같은

영원한 생명 있어,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을 거야.

 


사람아,

숲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니.

숲 소리를 들으려면

들을 귀를

준비해야 해.

숲 소리는 오직

심령의 귀에

들려지는 거니까.

숲 향기를

맡아본 적은 있니.

숲 향기를 맡으려면

숲의 마음을

준비해야 해.

그리스도의 마음을 

준비해야 해.   

숲 항기는 오직

그것을 지으신 분의

마음에서  풍겨지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삶에서 삶으로

풍겨지는,    

그리스도의 향기

같은 거니까.  

  


  

   *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예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복음18: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