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숲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니.
귀론 들을 수 없더라.
돈 주고 들을 수도 없더라.
네 목청을 낮추렴.
그것들 다 비워야 들리지.
숲 소리는 오직
마음에 들리는 거니까.
숲 향기를
맡아본 적은 있니.
코론 맡을 수 없더라.
머리로 맡을 수도 없더라.
네 발의 신조차 벗으렴.
그것들 다 비워야 전해지지.
숲 항기는 오직
가슴에 풍기는 거니까.
사람아,
한 그루는 나무지만
두 그루는 숲이란다.
너와 내가
숲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 거야.
꽃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거야.
꽃은 꿀을 모아
벌을 부르지만,
숲은 청록을 모아
벗을 부르니까.
꽃은 그 향기로
나비를 부르지만,
숲은 그 안식으로
실존을 부르니까.
사람아,
고개 들어
저 하늘을 봐.
실존이 와 있잖아.
공중 나는
저 뭇 새들이
벌써부터 나란히
선회하고 있잖아.
하늘나라
저 뭇 새들이
벌써부터 입 모아
찬양하고 있잖아.
사람아, 우리도
저 새들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 순 없을까.
단순하게
노래할 순 없을까.
일용할 양식으로
자족하기에
늘 자유로운 삶.
가볍도록
단순하기에
늘 찬양하는 삶.
사람아,
너와 내가
숲이 될 수 있다면,
맑은 날은
맑은 날대로,
궂은 날은
궂은 날대로,
우리도
찬양할 수 있을 거야.
너와 내가
숲이 될 수 있다면,
기쁜 날은
기쁜 날대로,
슬픈 날은
슬픈 날대로,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 거야.
우리 가운데
바람처럼 임하는
신비의 현존 있어,
태곳적 산소 같은
영원한 생명 있어,
오래오래
행복할 수 있을 거야.
사람아,
숲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니.
숲 소리를 들으려면
들을 귀를
준비해야 해.
숲 소리는 오직
심령의 귀에
들려지는 거니까.
숲 향기를
맡아본 적은 있니.
숲 향기를 맡으려면
숲의 마음을
준비해야 해.
그리스도의 마음을
준비해야 해.
숲 항기는 오직
그것을 지으신 분의
마음에서 풍겨지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삶에서 삶으로
풍겨지는,
그리스도의 향기
같은 거니까.
*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의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들을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예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마태복음1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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