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산은
늘 푸르지만,
소풍 나온
인생은
늘 목이 마르다.
목마름 내려놓고
하늘을
우러러 보면,
숨어있던 계곡이
득음처럼
복음처럼
귀에 들려온다.
그릇이 없으면
또 어떠리.
두 손 꼭 모으면
그릇이 되는 것을.
무릎 꿇고
고이 엎드려도
그릇이 되는 것을.
차라리
작은 자 되어
깨끗하게
살고 싶었을까.
유영하는
버들치들과
‘일급수’라는
생수를
나눠 마시면,
건수에 오염된
내 세속의 열기는
부끄러운 듯
금세 내려앉고,
으스스 한기마저
느끼게 한다.
암석들이
한사코
가로막지만,
낮은 자리
사이사이를
훠이 훠이
돌고 돌아
제 길을 가는
하늘의 지혜.
부서지는 아픔은
포말로 승화되고,
산마저 깨우는
큰 물소리 된다.
물소리가
커질수록
세속의 소리는
잦아들어,
암석들도
잡석들도
더 이상
훼방꾼이 아니다.
벗이 되고
한 폭의
풍경이 된다.
산이 높을수록
골짜기도
깊기 마련이지만,
골짜기도 거듭나면
계곡이 되는 것.
흐르는 생수
거기 있으면
생명이 되는 것.
낮은 곳으로
흐를수록
우렁찬 물소리.
아하,
이 물소리 있어
혼탁한 이 세상
아직 살아있구나!
아하,
이 말씀 있어
험악한 이 세상
아직 살아있구나!
*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예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한복음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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