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게 한이 된
내 속의 어미는
돈을 구하고자 가출했지요.
무력한 게 한이 된
내 속의 아비는
권력을 구하고자 가출했답니다.
무식한 게 한이 된
내 속의 형제는
유식을 구하고자 가출했답니다.
육체가 사랑이 된
내 속의 자매는
향락을 구하고자 가출했답니다.
그리고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거기서 죽었지요.
창백한 비명(非命)의 무덤,
그것 하나 트라우마로 남긴 채.
사흘이 지나도 부활하지 못하더군요.
허무한 회색 바람만 일뿐.
문호 괴테가 그랬지요?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의 참 의미를 모른다“고.
진실로 그렇습니다.
인생의 허무와 절망을
온몸으로 처절하게
겪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인생 위의 인생인
영생(永生)을 얘기해도,
인격 위의 인격인
영생이라는 인격을 얘기해도,
소귀에 경 읽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선지 제가 소띠 12월생입니다.
애먼 살 먹듯 애먼 길에서
애먼 멍에 무겁게 진 채,
젊은 날, 많이도 헤매며 살았지요.
잿더미 위에 앉아,
초상집 상복 입고
“아이고, I go ··· ”
만가(輓歌)를 부른 후에야
비로소 내 귀는 열렸습니다.
나의 한계이자 인생의 한계
그 사망의 골짜기에서
내가 가야할 본래의 길,
본래의 인생이 그제야 들렸습니다.
들을 귀가 열리면서 그제야 들렸습니다.
그 자체가 하나님의 큰 은혜였지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그리스도)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마태복음11:)
그 후,
나는 방향을 돌렸지요.
저 마음 저 멍에를 배우고자 가출했답니다.
그것은 가출이 아닌 귀가(歸家)였음을
사십 일 후에야 알았지요.
내 마음속에
저 ‘그리스도의 마음’이라는 집이
지어진 후에야 비로소 알았지요.
가난해도 살고 무력해도 살고,
살아도 살고 죽어도 사는,
저 ‘천국(天國)’이라는 집이
지어진 후에야 비로소 알았지요.
세상을 이기는 참 평안이
살아있는 심령의 집.
불행을 이기는 참 행복이
살아있는 존재의 집.
세상 모든 소유를 팔아서라도
필히 사야 할,
필히 지어야 할,
죽음을 이기는 영생의 집.
월세 전세살이 서민들에게
오막살이 같은
세상의 내 집 한 칸 짓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마음속의 집 짓는 일은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제 마음의 집은
아직도 미완성이니까요.
그래선지 지금도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엔
들썩거리기도 하고
기우뚱거리기도 한답니다.
이 세상에
크고 작은 문제 없는
사람도 가정도 없고
사회도 나라도 없다 듯이,
우리네 인생 여정엔 어차피
고난의 풍파나 창수(漲水)가
으레 있기 마련이니까,
그럴수록 집은
‘반석’ 위에 지어야겠더라고요.
‘모래’ 위에 지었더라면
진즉 무너져버렸을 터이니까요.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그리스도)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과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추를 반석 위에 놓은 까닭이요-(마태복음7:)
세상의 큰 빌딩 짓는 일도
일이 년이면 족한데,
마음속에 ‘천국’ 짓는 일은
십 년 이십 년
아니, 한평생 걸려도
여전히 미완성이라니?
아직도 미완성이라니?
이거야 원, 부끄러운지고.
하긴 마음속의 공사는
누구에게나,
호흡이 그렇고
생명이 그런 것처럼
세상 끝 날까지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지금 당신의 마음속엔
어떤 집이 지어져 있습니까?
아파트? 주상복합? 펜션?
아니면 복마전(伏魔殿)? 지옥?
아서요, 아서요.
우리 먼저 ‘천국’을 지읍시다.
땅도 자재도 필요 없고
분양권도 선금도 필요 없는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지읍시다.
그러면 세상의 집도
‘더하여’ 지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금세에서도
참 복이 있는 ‘천국’을 살고,
그러면 내세에서도
참 복이 있는 ‘천국’을 살 것입니다.
자, 우리,
그런 집을 지읍시다.
심령의 집을 지읍시다.
‘거룩한 집’을 지읍시다.
물론 제 집도 자랑할 건 없어요.
오늘도 깨어 있어 늘
보수 공사를 해야 하니까요.
성숙 성화 공사도 해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오막살이 누택이래도
‘천국’이라는 집에는
남모를 평안의 비밀이 있고,
자족(自足)의 기쁨과
행복도 있는 것 아니던가요?
자, 우리,
그런 집 지읍시다.
영원히 살 집, 먼저 지읍시다.
영원히 살 집, 더 잘 지읍시다.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 묻거늘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within you) 있느니라.-(누가복음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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