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면서도 늘 탐욕에 가득 차있는 놀부와 가난하더라도 선량하고 의롭게 살려는 흥부.
저 형제 중 누가 더 ‘천국’ 곧 ‘하나님의 나라’에 가까운 것일까?
우리는 오늘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부익부 빈익빈(富益富 貧益貧)’이라는 빈부의 양극화 갈등이나 국내의 대표적 재벌가의 형제지간에 공개적으로 법정 투쟁까지 불사하면서 서로 재산 다툼을 일삼는 대립과 반목의 해법을, 우리의 고전「흥부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탐욕스런 형 놀부에 의해 아우 흥부가 쫓겨날 때, 사람들은 그래도 소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군자 같은 그 심덕에 어딜 가면 못살겠나. 암 데 가도 부자 되지.”
그러나 현실 사회에서 심덕이 선량하다고 해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극한의 가난에 시달리는 흥부네 가족.
그렇다고 산업화 시대의 비판처럼, 흥부가 ‘무능력하고 게으른 자’는 아닙니다. 굶주린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흥부 내외는 ‘초상난 집의 의복집기, 정이월에 가래질하기, 두 푼 받고 똥재치기’ 등 궂은 일을 마다 않고 열심히 일합니다.
심지어 ‘돈 삼십 량을 벌기 위해 볼기 삼십 대를 맞는’ 매품팔이까지 합니다.
그러나 재물을 얻을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비다리까지 고의적으로 부러뜨리는 ‘돈의 노예’인 놀부가 입지전적인 부자로 행세하는 탐욕의 사회에서 빈부의 갈등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진보나 보수 혹은 좌파나 우파라는 땅의 이념이나 경제학에서 풀어지지 않습니다.
그 해법은 오직 ‘하늘의 비밀’에 열리면서부터 옵니다.
세상의 재물 내지 경제 문제의 해법도 아래가 아닌, 위에서부터 온다는 것입니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 등)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6:33)
그럴 것이 ‘제비’가 강남에서 물어다 준 ‘박씨’가 그 해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천사’가 ‘하늘나라’에서 물어다 준 응분의 축복의 인센티브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흥부가 켠 세 통의 박통 속에서 서민의 의식주 문제는 비로소 각각 해결됩니다. 쏟아진 ‘돈과 곡식, 비단, 큰 집’ 등이 그것.
중요한 것은, 놀부보다 몇 배나 더 큰 부자가 된 흥부의 가치관입니다.
흥부의 ‘돈타령’ 그 일부를 찬찬히 살펴봅시다.
“생살지권(生殺之權)을 가진 돈, 부귀공명이 붙은 돈, … 얼씨구나 좋을시고. 둘째놈아 들어라.
건넌 마을 건너가서 너의 백부님 오시래라. 경사를 보아도 형제가 볼란다. 얼씨구나 좋을시고. 지화자 좋을시고.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들, 박흥부를 찾아오오. 나도 내일부터 굶주린 백성에게 줄란다. 얼씨구나 좋을시고.”
그는 그렇게 자기의 과거의 설움과 고통을 거울삼아, ‘부자’라는 축복을 형제 및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눈 것입니다.
성경에는 ‘세리장이요 또한 부자인 삭개오’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로마 식민지시대였던 이스라엘 당시의 세관장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지만 동족에게 죄인 곧 매국노 취급을 받아야했던 신분입니다. 매춘하는 창녀와 같은 취급을 받았던 것입니다.
‘삭개오’란 이름은 히브리어 ‘자카이’ 곧 ‘순결한, 의로운’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그의 아버지가 ‘순결한 사람, 의로운 사람’이 되라고 지어주신 이름이었겠지요.
그래서 그는 부자는 되었지만 그만큼 심령은 더 공허했겠지요.
그래서 키가 작은 그는 군중 속의 예수 그리스도를 보고 싶어서 ‘돌무화과나무’에까지 올라갔다가, 거기서 그의 중심을 미리 알아보고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미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납니다. 주님께선 자청해서 ‘죄인’인 그의 집에 가서 머물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구원 받은 삭개오는 그때 이렇게 ‘회개에 합당한’ 고백을 합니다.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
그런 놀부에게 아니 삭개오에게 주님께서 이렇게 축복의 화답을 하십니다.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누가복음19: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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