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서로 나누는
십자가보다
이미 더 높은 자리를 차지한
다채널 멀티비젼은
낮에도 밤에도
누리는 삶으로 화려하다.
그럴수록 도시의 하늘은 회색이다.
‘아름다운 서울’도 좋다.
‘강남스타일’도 좋다.
‘코스피지수’도 좋다.
도시에 살려면 주민세도 내야지.
하지만 나는 또 보았지.
한강이 어머니처럼 울고 있는 것을.
오늘도 자기에게 몸을 던지는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의 절망을
구원하지 못하는 고통을
출렁출렁 앓으며
속으로 울고 있는 것을.
윗물의 외면과 무관심조차도
예수 그리스도처럼
온전히 자기 몫으로 껴안고
날마다 대속하듯
날마다 회개하듯
속으로 울고 있는 것을.
물도 잘 흘러야
골고루 잘 살고,
피도 잘 흘러야
골고루 잘 산다는데,
흐르는 것은 한강이지
도시가 아니다.
강변도로 타고
쌩쌩 달리는 차량 행렬은
잘 흐르는 공해이지,
잘 흐르는 젖줄은 아니다.
윗물의 변질과 혼탁조차도
온전히 자기 몫으로 껴안고
예수 그리스도처럼
날마다 대속(代贖)하듯
날마다 회개하듯
낮은 곳으로 흐르기에
그나마 자정(自淨)능력이 있는
한강의 오염도를 측정한답시고
그래서 한강을 구원한답시고,
매일 매일 배설만 하는
도시의 사람들은
다투어 목소리를 높이고
다투어 수선을 피우지만,
이미 빨간불이 켜져 있는
자기의 오염도를 측정하지는 못한다.
서울은 몽땅 777번지?
서울은 몽땅 666번지?
어느 쪽이 빛이고
어느 쪽이 어둠인가?
어느 쪽이 하늘의 하나님이고
어느 쪽이 부동산의 세상인가?
사위(四圍)가 너무 어지럽다.
광야에서 외치던 이여.
돌아오라, 돌아오라.
희망이 오는 길을 예비할진저.
구원이 오는 길을 예비할진저.
우리 함께 예비할진저.
-어서 오시옵소서.
깨끗한 한강을 선포할 수 있는 이여.
어서 오시옵소서.
깨끗한 하늘을 선포할 수 있는 이여.
깨끗한 마음을 선포할 수 있는 이여.
그래서 우리에게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하시는 이여.
친히 우리를 구원하소서.
친히 우리를 인도하소서.-
*한 그리스도인의 영성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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