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만 날이더냐.
궂은 날도 날이더라.
기쁜 일만 은혜더냐.
슬픈 일도 은혜더라.
봄날의 푸른 꿈.
여름날의 시련들.
가을날의 성숙함.
지나온 한 해
우리의 삶은
그래서 아름다웠다.
우리의 인연은
그래서 아름다웠다.
겨울이 오기 전에,
나무,
너를 살리기 위해
낙엽의 길을 가야할 내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한낱 잎사귀인 내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석별의 한을 노래할까.
괴롭다 세상을 탓할까.
사랑했노라 유서를 쓸까.
차라리 내 한 몸 붉게 태우리라.
겨울이 오기 전에,
너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는
내 몫의 최선이,
황혼의 노을처럼
세상의 아름다움일 수 있다면,
자기를 부인하는 아픔이
아름다움의 절정일 수 있다면,
아아, 우리의 삶은 생명이어라.
자기를 해체하는 풍경이
십자가의 고통을 닮은
한 폭의 선혈(鮮血)일 수 있다면
아아, 우리의 삶은 사랑이어라.
가을은 가도
내내 사랑은 남는 것.
낙엽은 져도
내내 생명은 남는 것.
지나온 한 해
우리의 삶은
그래서 아름다웠다.
우리의 인연은
그래서 아름다웠다.
-------------------------------------------
-나무는 희망이 있나니 찍힐지라도
다시 움이 나서 연한 가지가 끊이지 아니하며,
그 뿌리가 땅에서 늙고 줄기가 흙에서 죽을지라도
물 기운에 움이 돋고 가지가 뻗어서
새로 심은 것과 같거니와,
장정이라도 죽으면 소멸되나니
인생이 숨을 거두면 그가 어디 있느냐.-
*(구약성경, 욥기14:7-10)*
------------------------------------------------
-우리의 하늘 아버지는
더 나은 것을 주시려는 생각이 아니면,
절대 자기 자녀들에게서
그 어떤 것도 취하지 않으신다.-
*조지 뮐러*
'영성 편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국화 (0) | 2012.10.29 |
---|---|
'가장 행복한 사람'과 '가장 불행한 사람' (0) | 2012.10.25 |
오늘 '내 안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0) | 2012.10.18 |
가장 고상한 '보화'가 감추어진 곳은 (0) | 2012.10.15 |
스케치: 한강에서 (0) | 2012.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