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묵상 찬바람이 인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 교차로엔 신호등이 없다. 단풍으로 물든 인연 또 하나. 낙엽으로 떨어진 추억 또 하나. 켜켜이 쌓이면 가을이 되는가. 그 잎사귀들 바람에 흩어지면 겨울이 되는가. 이제는 갈대도, 억새조차도 흔들리고 있다. 도리(道理) 없어 흔들리고 있다. 우리.. 영성 편지 2014.11.10
벤허의 '칼', 그 불행한 양면성 매스컴을 통해 우리는 매일 ‘싸우는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남북(南北)간, 여야(與野)간을 비롯해서 진보와 보수라는 무리들이나 이념단체간, 부부간 혹은 고부간에 대립하고 반목하는 사건들을 일상처럼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대화와 소통 및 용서와 포용을 잃은 채, 서로 ‘감정의 .. 영성 편지 2014.11.03
복녀에게 청혼한 남자 주말 오후에 만나자고 먼저 연락한 쪽은 대주였지만, 남산타워에 먼저 나온 쪽은 복녀였다. 약속시간 십오 분 전이었다. 복녀는 주변을 산책하다가 벤치에 앉았다. 그리고 어머니가 계시는 시골쪽 하늘을 먼눈으로 바라보았다. 여중학생시절 언젠가 어머니에게 들었던 말이 문득 떠올랐.. 영성 편지 2014.10.27
가을나무들의 '아름다운 열매' 가을 들녘에 서면 황금의 풍요가 온통 내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잘 영글수록 더욱 고개 숙이는 무리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무리들. 심호흡을 하면, 벼도 허수아비도 나도 좀도둑 참새마저도 다 친구가 됩니다. 다 자연이 됩니다. 가을 산야에 서면 각종의 열매가 온통 내 것이 되는 것.. 영성 편지 2014.10.20
헤밍웨이의 '너를 낚은 것이 잘못의 시초' 금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프랑스 소설가 파트릭 모디아노라고 발표되었더군요. 저는 아직 그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만, 유대계 혈통인 저 작가는 히틀러 치하의 전쟁과 대학살의 와중에서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유대인들의 삶에 주목하고 그것을 다수 작품화했다고 합.. 영성 편지 2014.10.13
두 축, "옳다(Yes)"와 "아니다(No)" 사람들은 자기의 말이나 주장이나 진술이나 사상을 강조할 때, “하늘에 맹세코” 혹은 “하나님 앞에서 맹세코”라는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하늘 혹은 하나님의 권위를 빌어 인간 자기의 진술이나 사상이나 이념이 옳다는 그 정당성을 공개적으로 ‘하늘’이나 ‘하나님’처.. 영성 편지 2014.10.06
'심령의 가난'과 '물질적 필요' 사이 ‘심령(心靈)의 가난’ 곧 ‘속사람의 가난’은, 가난하면 가난할수록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더욱 진실해지고 더욱 겸손해진다는 의미이기에. 어린아이의 욕심 없는 삶이 그런 것처럼 과연 “천국이 그들의 것”입니다. 꽃이나 나비, 인형이나 장난감 같은 지극히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 영성 편지 2014.09.29
'하늘을 바로 볼 수 없는 죄인', 김삿갓 우리가 잘 아는 ‘방랑시인 김삿갓(金炳淵)’을 미국시인 월터 휘트먼과 일본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와 함께 ‘세계 3대 혁명시인’으로 평가하는 학설이 있더군요. 그렇다면 그가 ‘혁명적으로’ 희구했던 사회는 과연 어떤 사회였을까요? 물론 그는 조선왕조시대 곧 봉건후기시대인 1.. 영성 편지 2014.09.22
상대적 비교의식 2009년, 영국 왕립경제협회 연차학술대회에서 이런 내용의 결론적인 보고서가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비교의식이 클수록 만족도는 낮고, 특히 소득을 비교하는 사람은 질투심 때문에 두 배나 더 불행하다.- 우리 인간은 남녀의 성별이나 노소나 배움이나 신분의 높낮이를 막론하고, 마치 .. 영성 편지 2014.09.15
저녁놀에 붉게 타는 구름 아득한 내 세월은 역마처럼 갔어도, 해진 내 세월은 나그네처럼 갔어도, 산하는 고향처럼 거기 그대로 있었다. 드높은 하늘은 주인처럼 거기 그대로 있었다. 내가 사람이 되어 돌아오기를 한사코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사랑이 되어 돌아오기를 한사코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이 되는 일도.. 영성 편지 2014.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