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희망'은 어디서 오는가? 제가 어렸을 때, 우리 집 안방에는 늘 액자가 하나 걸려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 집에서 유일한 액자이자, 흰 베 바탕에 검은 실로 ‘希望(희망)’이라고 수놓은 한문 두 글자가 담긴 액자였습니다. 흑백의 액자인지라 그렇게 밝은 분위기를 띠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하튼 우리 가족이.. 영성 편지 2015.06.08
'물로 된 포도주'를 위하여 ‘물’은 태생(胎生)이다. 타고난 생명이다. 운명에 매여 산다. 연좌된 피조물. 그래서 향기가 없다. 특유의 맛도 없다. 평범한 보편성. 싱겁다, 싱겁다. 항상 싱겁다. 살아도 싱겁고 죽어도 싱겁다. 인생살이가 싱겁다. 마시고 또 마셔도 여전히 싱겁다. 불만(不滿)의 세상. 그래서 머물지 .. 영성 편지 2015.06.01
'영광을 얻을 때'의 자세 세상에서 사는 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 및 영광의 때는 일국의 왕이나 대통령으로 등극하는 바로 그 때일 것입니다. 실인즉 일국의 대통령으로 선택을 받아 취임하는 자리는 온 국민들은 물론이고, 외국의 많은 축하사절들까지 참석한 가운데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영광의.. 영성 편지 2015.05.25
작은 촛불의 연가 밤이 깊어 있다. 새벽은 절로 오지 않는다. 그러나 아서라. 긴 밤과 다투다가 오는 새벽은, 불면의 무게처럼 너무 고달프다. 밤이 무섭다고 두려워하지 마. 세상이 어둡다고 낙심하지도 마. 밤이 있기에 작은 불도 꽃이 될 수 있고, 어둠이 있기에 작은 불도 빛이 될 수 있는 것을. 나를 태.. 영성 편지 2015.05.18
가시, 그 '순수한 모순'의 영성(靈性) 크고 작은 모든 꽃들이 은혜로 하늘에서 받은 각자의 색깔로 만발하는 오월은,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각자의 색깔이 이웃으로 만나 더불어 살면, 하나님이 지으신 이 땅은 실로 아름다운 무지갯빛 자연이 됩니다. 어린이나 어버이나 스승 등 잘나고 못남과는 전혀 상관없이, 남녀노소 빈.. 영성 편지 2015.05.11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사마천의〈사기(史記)〉에 의하면, 춘추시대 때 조나라 인물 조쇠(趙衰)는 문공왕 시절에 높은 벼슬을 했던 사람이고, 그 아들 조둔(趙遁)은 양공왕 시절에 높은 벼슬을 했던 사람입니다. 두 사람 다 대단한 당대 권력의 실세였지만, 그러나 저 두 사람에 대한 세상의 평가는 서로 다릅니.. 영성 편지 2015.05.04
'좋은 밭' 앞에서 이른 비더냐. 늦은 비더냐. 입 안에 하늘과 땅을 잇는 십자가를 품고, 간구하는 밭(田)에게 주어지는 은혜. 하늘의 단비로 세례를 받으면, 밭도 생물이 되는가. 밭이 숨을 쉰다. 정말 숨을 쉰다. 아예 기염을 토한다. 금년엔 뭔가 야무진 것을 품을 모양이다. 금년엔 뭔가 튼실한 것을 생산.. 영성 편지 2015.04.27
'성완종 리스트'의 세상을 살면서 정치권력 실세들에게 은밀하게 돈을 뿌린 메모와 육성 녹취록을 남기고 자살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온 나라가 충격과 소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이후 독학하며 ‘2조원대의 경남기업’을 일군 기업가이자 정치인이 자살하면서 남긴 리스트를 통해서.. 영성 편지 2015.04.20
우리 서로 기쁜 봄날이다 겨우내 전신주에 삭막한 풍경들이 연처럼 걸렸더라. 침묵은 사흘로 족하다. 이제는 초목들이 나섰다. 얼굴을 내밀고 나섰다. 부활의 얼굴들은 후광처럼 다 아름답다. 희망이 계시되는 봄날은, 그래서 축제의 한마당이 된다. 우리 서로 기쁜 봄날이다. 남의 집 담장에 얹혀사는 너, 개나리.. 영성 편지 2015.04.13
'부활, 진실인가? 거짓인가?' 인류 역사에서 최고의 기적은 단연 ‘부활(復活)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연 죽은 자가 부활할 수 있을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과연 진실일까요? 다만 맹신자들이나 호사가들이 꾸며낸 거짓일까요? ‘부활, 진실인가? 거짓인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을 수밖에 없는, 아니 .. 영성 편지 201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