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한 해의 세밑인 12월은, 인생인 우리에게 주어진 한 해라는 기약의 ‘마지막 편지’일 수도 있고, 또한 그것을 스스로 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마지막’은 마지막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한 해의 끝은 또 다른 새해의 시작이 됩니다. 한 세상의 끝은 또 다른 내세의 시작이 됩니다. 우리의 삶이나 가치관이 시종여일해야 할 필연이 거기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맘때가 되면, 사도 바울의 생애의 마지막 편지이자 유서일 수 있는 〈디모데후서〉의 말씀에 대한 묵상이 각별해집니다. 로마 감옥에 갇힌 몸으로, 순교하기 직전에 사랑하는 ‘믿음의 아들’인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사도 바울은 그의 죽음의 때 곧 하나님의 때를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듯 태어남도 죽음도, 기..